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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있잖아

최근에 어쩌다가 유튜브에서 부기 드럼이라는 사람을 봤어.

드럼을 치는 사람인데. 되게 잘쳐. 분명 예술가이고 음악인이야. 그런데, 코믹한 드럼 영상을 올리면서 유명해졌더라고.

많은 음악인들이 그래. 김태원도 그렇고, 김도균도 그렇고. 한국 락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 인물들인데, 결국 예능하고, 편의점에서 밥사먹고 그러자나. 음악인의 가오 이런거 다 버리고 말야. 사실 좀 안됐어.

근데 이게 내가 보면 자존심 상할 일인데. 보면 꽤 행복해보여. 예능하면서 돈벌어서 가족들 먹여 살리고, 남편 아빠 노릇하고 말야. 젊어선 예술이 어떻고, 음악이 어떻고 해도, 내려놓으니까 더 잘 되고 잘 사는거 같애.

나도 그런거 같애. 사업인지 예술인지 뭔지 모를 객기 부리다 이제 좀 알 것 같애. 보이스톡 효과음에 드럼치면 어떻고, 아기상어에 드럼치면 좀 어때. 그게 나한테 주어진거고, 그래도 드럼은 칠 수 있는데. 사업 별거 없어. 되는 일 만들어서 돈 버는거야. 그리고 그 번 돈으로 내 가족 행복하게 해주면 되는거야.

옛날에 아버지가 그랬어. 사업은 자아실현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내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하는거라고. 이젠 알거 같애.

성공

“If you get to be 65 or 70, and later, and the people that you want to have love you actually do love you, you are a success.

You get exactly one mind and one body in this world, and you can’t start taking care of it when you’re 50. Just remember that you just got one mind and one body.”

– Warren Buffet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성공한 것. 돈이든, 자유든, 명예든, 결국은 사람이 사랑을 받기 위해 쫓는 것들.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그러기 위해서 사랑을 먼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정말 뻔하지만, 노력해야만 이룰 수 있는 걸 진리라고 하던가.

우리는 두개도 새개도 아닌 딱 하나의 몸과 정신을 갖고 있다. 이 걸 어디에 쓰고 어디에 투자하느냐를 의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내가 70살이 되었을 때, 더도 말고 딱 한 사람 날 사랑해주고, 나도 그 사람의 안위와 정신을 채워줄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

그러기 위해 내 몸과 정신에 투자를. 두 발 땅 위에 딱 붙이고, 뚜벅 뚜벅 걷기로.

미생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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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드라마 미생의 마지막회와 함께 나의 기나긴 대학생활도 끝이 났다.

장그래에게 주어진 원인터에서의 2년과 내가 가장 뜨겁고 열정적이었던 그 때의 2년이 교차하고, 이제 또 다른 불씨를 일으켜야 할 지금, 장그래와 오차장의 새로운 시작은 나에게 희망을 준다.

7년 반만의 졸업.

2년 계약직 장그래에게 그토록 간절히 필요했던 대학교 졸업장이 곧 내 손 위에 올려질 것이다. 그 졸업장이 누군가에겐 괜찮은 미래에 대한 설레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학자금 대출 상환 청구서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또 다른 졸업장으로의 입장권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이 졸업장은 무엇일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의 대학교 졸업장은, 그 동안 가벼웠던 나에게 주어지는 무게추라고.

나는 가볍고 싶었다. 내가 모르는 것은 모르는대로, 아는 것은 아는대로,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싶은대로, 싫은 것은 싫은대로. 계획을 과소평가하고 현재를 과대평가하며, 정도(正道)보다는 흥미로운 길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에 취해있었다. 나는 과연 그 길 위를 걷기 위해 걸었던 것일까, 나아가기 위해 걸었던 것일까. 지금 서서히 취기가 가라앉고 있음을 느낀다.

어느새 서른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나는, 과연 김광석의 ‘서른즈음에’의 무게를 어느만큼 느껴보았다 할 수 있을까. 장그래가 집앞 계단을 오르며 불렀던 것처럼 간절하면서도 담담하게 이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을까.

내 과거의 모습을 부정하거나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적당한 무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고 오차장(루쉰)은 말했다. 그러니 내 앞으로의 희망에 무게를 다는 것도 나의 몫이고, 땅위의 길을 만드는 것도 내가 앞으로 딛게될 한 발 한 발의 무게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졸업장이 내 삶의 방식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란 걸 안다. 다만 내가 앞으로 어떠한 선택을 할 때에 그 결정에 대한 무게를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캔디크러쉬에서 인생을 배우다

요즘 뒤늦게 캔디크러쉬에 빠져 틈 날 때마다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 간단해 보이는 게임을 통해 인생의 레슨을 배웠으니, 150탄까지 오기까지의 시간이 그리 아깝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튼 각설하고 정리한다.

 

캔디크러쉬가 주는 10가지 인생레슨:

1. 폭탄은 그 때 그 때 제거하라.

사실 게임에서의 폭탄은 몇 번 기다려주고 언제 터져주는지 알려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인생에서의 폭탄은 기다려주지도 않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일단 보이면 무조건 제거하고 보자. 인생은 실전이다.

2. 깨지 못할 것 같은 탄도 어떻게든, 언젠가는 깨진다.

새로운 탄을 처음 할 땐 뭘 어쩌라는가 싶다. 두번째엔 이게 과연 깰 수 있는 건가 싶다. 세번째엔 전의를 잃는다. 하지만 진실은 간단하다. 하다보면 깨진다. 걱정마라.

3. 무기는 타이밍이다.

무기 많다고 안심하지 마라. 한 번에 다 터지고 별로 남는 게 없을 수가 있다. 그리고 무기가 없다고 실망하지도 말자. 내가 필요한 순간에 콤보로 터뜨릴 무기 딱 2개만 준비하자.

4. 될 수 있는 것부터 해라.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거다.

게임을 하며 가장 화날 때는 “움직일 수 없는 캔디”가 나올 때이다. 연속해서 여러번 나오면 억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또한 게임의 일부이고 인생도 세상도 그리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이럴 땐 위의 2번을 되새기자.

5. 한 수 한 수에 너무 고민하지 마라.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내 움직임 다음에 어떤 캔디가 떨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많은 변수와 가능성을 고려한 움직임을 하는 것이 좋지만… 뭐 해보면 알지 않나. 내일만 생각하는 것보단 오늘만 생각하는게 훨씬 낫다.

6. 대신 최종목표는 끝까지 잊어선 안된다.

신나게 캔디들을 깨다보면 목표를 쉽게 잊게된다. 백날 그렇게 해봐야 안깨진다.

7. 목표에 가까워질 수록 넓게 보라.

목표에 가까워질 수록 시각이 좁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의외로 더 효과적이고 간단한 해답이 조금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8. 최고기록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 게임의 목적은 탄을 깨나가는 것이지 기록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1등을 하는 것보다 깨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 게임 하다보면 안다. 1등 별로 안 중요하다.

9. 시간은 만드는 것이다.

핸드폰 설정가서 시간을 내일로 돌리면 하트 채워진다. 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있지만 노력으로도 만들어진다.

10. 음악과 함께 하라.

개인적으로 소리를 켜지 않으면 이 게임 못하겠더라. 음악은 항상 켜놓고 플레이하자.

 

원래 진리는 세상만물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눈 크게 뜨고 살아야겠다.

철학이 담긴 디테일

요즘엔 Facebook 사용을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한다. 컴퓨터가 앞에 있음에도 다시 로그인을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과정이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고 Facebook의 컨텐츠들이 점점 휘발성 정보들이 되면서 스마트폰으로 잠깐 잠깐 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Facebook이 모바일 사용성과 광고 활성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나의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 새롭게 쓰게 된 노트북으로 Facebook 접속을 시도한 적이 있다. 컴퓨터로 접속도 오랜만이었지만 새로운 device로 접속한 것은 족히 1년은 된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디테일이 나를 잠시나마 웃게 해주었다. 그 것은 바로 Facebook만이 할 수 있는 user verification (본인 확인) 기능이었다.

일단 일반적인 국내 서비스들의 본인 확인 기능들을 생각해본다면 떠오르는 몇 가지들이 있다. 가입 시에 설정해놓았던 주관식 문제에 답하기, 이메일주소/전화번호 등으로 인증번호 입력하기, 그리고 요새엔 아이핀이라는 정체 모를 서비스도 있는 듯 하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한번쯤은 이러한 본인확인 과정 때문에 짜증난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인데 이 멍청한 컴퓨터에게 나를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짜증나는데 그 과정까지 허접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수년 전에 가입할 때 설정한 문제와 답이 뭔지, 수십 개의 이메일 주소 중 어느 걸로 보조 이메일로 설정했는지는 아마 나보다도 내 정보를 맘먹고 캐고 있는 해커가 더 잘 알 것이다. 게다가 필자 개인적으로는 휴대폰인증이나 아이핀 또한 최악의 경험이었던 것이, 한국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은 내 명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나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아니게 되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Facebook은 달랐다. Facebook은 정말 나만이 알 수 있는 정보만을 물어보았다. 그 것은, 내 친구들이었다.

FB user verification

5명의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랜덤하게 보여주고 그들의 이름을 맞추면 이 멍청한 컴퓨터는 이 접속자가 나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단 몇 초 만에 본인인증을 마칠 수 있었고, Facebook만이 할 수 있는 기능에 한동안 망각하고 있던 Facebook의 힘을 느꼈으며,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5명의 친구의 얼굴을 보고 그들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이 과정이 특별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적으로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었고, 모두가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있어야만 하는 이 계륵을 재미있게 만들었으며, Facebook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서 본인확인 과정마저 Facebook의 하나의 경험으로 녹여내었다는 점이다.

Facebook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의 목표는 똑같다. 세상을 더 가깝게 하자. 물론 상장 이후에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가 더 커진 것 같아 아쉽지만 이번 기회에 ‘그래도 Facebook이니까 이만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내가 이 잠깐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것은 제품/서비스의 하나하나가 회사의 철학 (특히 회사가 팔고 있는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을 때, 그래서 소비자가 그 철학의 진실성을 경험할 때라는 것.

하지만 이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나 또한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기에 실패하였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또한 이 철학을 확실히 믿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사업에, 제품에, 회사에 철학을 담아내려면, 남에게 팔기 전에 나부터 그 철학을 믿어야 하는 것이 시작일 것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글.

분야와 업태를 불문하고, 자신의 열정을 쫓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말로 간단하면서도 종종 잊게되는 하나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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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는 모르는 한가지 진실이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일찍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창의적인 일을 하는 우리 모두는, 남다른 센스가 있기에 우리가 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격차가 존재한다.

첫 몇 년 동안은 당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별로일 것이다. 좋아지려 노력하고, 분명 좋아질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 센스는, 이 “게임”에 덤벼들게 한 그 센스는 죽여준다. 당신의 그 죽여주는 센스 때문에 당신의 결과물이 실망스러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넘지 못하고 포기한다.

내가 아는 모든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친다. 우리 모두 우리의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이 과정을 거친다.

당신이 창의적인 일을 갓 시작했거나 아직 이 과정에 있다면, 당신은 이 과정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지속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채찍질하며 꾸준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 지속성만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당신의 결과물은 당신의 포부에 맞게 나올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늦게 알아차렸다.

오래 걸릴 것이다. 오래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당신은 그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